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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내가 검사 편이냐" 김앤장 변호사 흥분한 까닭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공판…"법원행정처 '소송지휘' 받았다"[더팩트ㅣ의왕=남용희 기자] '사법농단 의혹'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을 허가받은 22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nyh5504@tf.co.kr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공판…"법원행정처 '소송지휘' 받았다"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장우성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 중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쪽은 한상호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반대 신문할 공판기일을 기다렸다. 그가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한상호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원래 막역한 사이로 개인적으로 만나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그가 증언한 2015년 5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걸려온 전화 내용이 무게감이 있었다. 임종헌 실장이 "대법관들을 설득하려면 외교부 의견서가 필요하니 (김앤장이) 촉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이 말을 듣고 "양승태 원장이 (드디어) 결단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검찰 조사는 물론 법정에서도 증언했다.

당시 일본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은 2012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서울고법에서 원고(강제동원 피해자) 손을 들어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재상고심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려면 "한일협정으로 피해자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외교부의 의견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 대법원장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가 사건을 맡는 게 더 용이했다.

"왜 자꾸 나를 검사 편인 것처럼 이야기 하세요?"

"그렇게 모욕적으로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무섭게 쳐다보지 마세요."

"임 실장에게 전화를 받은 거에요. 제가 건 게 아니라. 내가 뭐하러 거짓말을 해요. 정말..."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의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공판 증인석에서 터져나온 말이다.

지난 신문 기일에는 건강이 좋지 않다며 방청석에서는 알아 듣기 힘든 작은 목소리로 증언하던 한상호 변호사는 언성을 여러 번 높였다. 박병대 전 대법관 쪽 노영보 변호사의 도발적인 신문 때문이었다. 재판부가 여러번 질문을 제지하고 검찰 측도 이의제기를 거듭할 만큼 박 전 대법관 쪽의 공세는 거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박 전 대법관 쪽은 김 변호사가 변호사법 위반 소지 등을 이유로 '클라이언트'(신일철주금)가 얽힌 문서 내용은 증언을 계속 거부하자 "검찰에서는 진술해놓고 법정에서는 왜 증언을 거부하느냐"는 취지로 몰아세웠다.

"법조인에게 주어가 없는 문장이 있을 수 있습니까.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가 누구 의견인지는 당연히 나와야죠."

강제동원 소송 재상고심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게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 전 대법관의 책임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한 변호인 측의 신문에 김 변호사는 더욱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 측에 다시 한번 불리한 증언을 남겼다.

김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이 "당시 김앤장 측도 강제징용 소송 재상고심이 한일 관계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해 외교부 의견서 제출 추진이 필요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묻자 "(김앤장이) 추진한 게 아니라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받았다. 계속 요청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당시 재상고심 진행 과정을 법원행정처가 주도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리 없다는 점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연결고리도 암시될 수 있다.

재판부도 직접 신문에서 이 대목을 다시 물었다.

"소송지휘라고 표현하신 이유가 뭡니까?"

"어떻게 합니까. 전화하시는데. 소송대리인으로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임종헌 실장에게) 정식으로 서면으로 해달라고 말하지 못 했습니다."

임종헌 실장이 자신에게 건 전화는 2015년 5월 당시가 처음이었다고도 덧붙였다.

두번째 출석한 이날로 증인신문을 마친 김 변호사는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 측에 깍듯이 인사를 하며 법정을 떠났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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